한국 대중음악 명반 산책② (1990년대)

2021.08.19 한국 대중음악 명반 산책② (1990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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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스페셜 톡’에서는 한국 대중음악의 성장을 견인한 1980년대의 명반들을 살펴보았는데요. 이번에는 1990년대, 그 중에서도 ‘인디’라는 장르를 대중에게 알린 1세대 인디밴드들의 명반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삐삐밴드 《문화혁명》(1995)
삐삐밴드는 시나위와 H2O 출신의 베이시스트 강기영과, 같은 H2O 출신 기타리스트 박현준이 이윤정을 영입하면서 결성된 3인조 혼성 밴드입니다. 이들의 데뷔앨범은 앨범명 그대로 대중음악계에 혁명을 몰고 왔는데요. 가벼운 내용의 가사에 이윤정의 삐죽삐죽한 빨간머리와 별다른 기교 없이 메가폰을 들고 딸기가 좋다고 소리를 질러대는 보컬은 당시 무거운 분위기의 곡이 대다수였던 한국 가요계에 그야말로 센세이션이었습니다. 이 앨범으로 인해 당시 생소했던 ‘펑크(Punk)’라는 장르의 인지도도 급격하게 높아졌죠.



델리스파이스 《Deli Spice》(1997)
‘델리스파이스’ 하면 영화 ‘클래식’(2003)에 삽입되어 큰 인기를 얻은 <고백>을 가장 먼저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1990년대 후반 처음으로 델리스파이스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사람들에게 각인시킨 곡은 그들의 데뷔앨범 《Deli Spice》에 수록된 <챠우챠우>였습니다. 크라잉넛이나 노브레인 등의 조선펑크가 주류였던 인디씬에서, 아직은 생소했던 모던록 풍의 이 곡은 많은 사람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죠. 잔잔하게 반복되는 프레이즈 위에서 ‘너의 목소리가 들려’라고 읊조리는 듯한 보컬은 한 번 들으면 쉽게 잊히지 않는데요. 무한도전의 ‘텔레파시 특집’ 편을 비롯해서 각종 매체에서 BGM으로 자주 사용되었습니다.


언니네이발관 《후일담》(1998)
언니네이발관은 델리스파이스와 함께 ‘모던록’이라는 장르를 한국에 알린 대표적인 밴드입니다. 2집《후일담》은 간단한 코드 진행을 위주로 단순하고도 세련된 기타팝이 좋은 평가를 받았던 1집과는 다르게 전자음악, 레게, 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선보였는데요. 사실 발매 초기에는 평단의 부정적인 반응과 함께 대중의 관심을 얻는데도 실패했지만, 후에 <어제 만난 슈팅스타>, <유리>와 같은 트랙이 “좋은 음악을 쉽게 풀어냈다”는 재평가를 받으며 명반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미선이 《Drifting》(1998)
지금은 ‘루시드폴’ 이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진 조윤석을 중심으로 결성된 밴드 미선이의 처음이자 마지막 앨범입니다. 사실 미선이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지는 않았지만 타이틀 곡인 <송시>가 입소문을 타고 꾸준하게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난 언제까지 썩어갈 건지”라는 가사로 대표되는 청춘의 어두운 부분을 다룬 솔직한 자기비하와 냉소적인 분위기로 당시 젊은이들에게 공감을 얻었죠. 그 외에도 <Sam>, <치질> 등 서정적인 멜로디와 혼란스러운 청춘의 내면을 고백하는 가사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명곡들이 많습니다.



크라잉넛 《말달리자》(1998)
홍대 인디밴드를 언급할 때 크라잉넛을 빼놓을 수는 없겠죠. 크라잉넛의 1집《말달리자》는 한국 인디밴드 역사상 최초로 10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한 앨범이자 당시 대중에게 생소했던 ‘인디’라는 장르를 메인스트림으로 끌어들이는 계기가 되었던 앨범입니다. 타이틀곡인 <말달리자>가 큰 인기를 얻었는데요. 후렴에서 급작스럽게 빨라지는 템포와 “닥쳐”라는 당시로서는 다소 충격적이었던 후렴구 때문에 특히 노래방에서 많이 선호되었죠. 빠르고, 신나고, 마음껏 소리 지르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어서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노래방 애창곡으로 사랑받고 있는 곡입니다.




한국 대중음악의 황금기라 불리는 1980년대의 명반에 이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탄생하고 어우러진 1990년대 속에서 주류 음악의 대안적 시스템으로 등장한 인디밴드의 명반까지. 이번 스페셜 톡에서는 2회에 걸쳐 한국 대중음악의 명반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럼, 다음 스페셜 톡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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