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넘나드는 리메이크 곡

2016.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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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어느 때건,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는 유행가는 수백, 수천곡이 되겠지만, 그 중에 시대와유행을 넘나들며 계속해서 사랑을 받아 온 노래들이 한두 곡씩, 마치 숨은 그림 찾기라도 하듯 끼어 있다. 원곡 그대로 사랑을 받는 것은 물론, 많은 노래들이 여러 차례 리메이크되면서 시대, 세대를 막론하고 인기를 끄는 리메이크 곡. 엄마가 우리 나이에 좋아하던 노래들을 내가 지금 또 아무런 이질감 없이 즐겁게 듣게 되는 것이 바로 리메이크의 힘이 아닐까 싶다. 원곡이 명곡인 것은 물론, 리메이크 버전까지 명곡인 곡들이 정말 많다.


01 이문세 - 붉은 노을

1988년 발매 된 이문세의 3집 가로수 그늘 아래서면의 수록곡인 붉은 노을은 회식자리 애창곡, 노래방 애창곡 등 수많은 설문조사에서 애창곡으로 손꼽힐 정도로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곡이다. 심지어, 2011년 전국 고등학교에 배포 된 음악 교과서 3종에 붉은 노을 악보가 실렸다고 하니, 이만하면 국민 애창곡이라는 수식어를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YB, 마야, 신화, 빅뱅, 엠씨더맥스, 버블시스터즈 등 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해 인기를 끌었다. 특히, 빅뱅 정규 2집 Remember의 타이틀이었던 붉은 노을 리메이크 버전은 빅뱅만의 색깔이 고스란히 담긴 전혀 새로운 버전의 붉은 노을을 탄생시켜 주목을 받았다.



빅뱅 – 붉은 노을

붉은 노을 외에도 이문세의 곡들은 꾸준히 사랑 받고 있으며, 소녀, 광화문 연가, 깊은 밤을 날아서, 이세상 살아가다 보면 등 많은 곡들이 지금도 많은 가수들에게 리메이크 되고 있다.


02 최성원 - 제주도의 푸른밤

바쁜 생활에 찌들어 있는 사람들에게 꿈과도 같은 섬, 제주도. 이 꿈의 섬 제주도에 대한 환상에 더욱 불을 지피는 노래가 있었으니, 바로 들국화 멤버, 최성원제주도의 푸른밤이다. 마치 잔잔한 밤바다에 들릴 듯 말듯한 파도소리처럼 그렇게 잔잔한 노래 속에 꼭 그 가사처럼 모든 걸 훌훌 버리고 지금 당장 제주도로 뛰쳐 가고 싶게끔 만드는 마력이 숨어 있는 노래다. 제주도의 푸른밤은 최근 공개 되어 많은 사랑을 받은 태연의 발랄한 록버전 외에도 원곡에 충실한 성시경의 발라드 버전, 아카펠라 그룹 ‘인공위성’의 아카펠라 버전, 어쿠스틱 콰이어의 보사노바 버전, 사우스카니발의 재즈버전, 남아스떼의 미디엄템포의 발라드 버전까지 무수히 많은 장르로 재탄생되었다.


태연 – 제주도의 푸른 밤


03 유재하 - 그대 내 품에

아름다운 가사와 수수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코끝을 찡하게 만드는 멜로디가 한편의 서정시와도 같은 유재하의 곡들은 거의 전곡이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많은 가수들에 의해 수 차례 리메이크 되었다. 사랑하기 때문에그대 내 품에는 여러 노래 경연 프로그램에서 특히나 사랑 받는 곡들이다. MBC 나는 가수다에서 박정현이 부른 버전과 MBC 복면가왕에서 임세준이 부른 버전이 특히 많은 사랑을 받았으나, 소개할 영상은 빌리어코스티의 버전으로, 원곡 못지 않은 감성이 돋보이는 버전이다.


빌리어코스티 – 그대 내 품에


04 이미키 - 먼지가 되어

리메이크 곡의 인상이 너무 강하면, 원곡자가 스리슬쩍 잊혀지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는데, 먼지가 되어가 그런 경우다. 많은 사람들이 김광석이나, 이윤수가 원곡자인 줄 알고 있는 먼지가 되어의 원곡자는 싱어송라이터 이미키이다. 1987년, 발매 된 이 곡은 같은 해에 곧바로 이윤수가 리메이크해 원곡보다 더욱 인기를 끌었고, 9년 뒤, 김광석이 리메이크 한 버전은 그야 말로 종전에 없을 히트를 기록하면서 단숨에 김광석의 대표곡 중 하나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후, 럼블피쉬, 김종국, 로이킴, 정준영 등이 리메이크 했다.


정준영, 로이킴 – 먼지가 되어


05 카니발 - 거위의 꿈

원곡보다 리메이크 곡이 더 많은 사랑을 받고 난 후에야 원곡이 다시금 주목을 받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적김동률의 프로젝트 그룹 카니발거위의 꿈은 앨범 발매 당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거위의 꿈이 수록되어 있는 카니발Carnival앨범에는 거위의 꿈 외에도 그땐 그랬었지, 그녀를 잡아요 등 주옥 같은 곡들이 마치 꽃다발처럼 수록되어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화제성이 덜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꿈을 향해 달려가는 수많은 취준생들의 심금을 울리며 사랑을 받고 있었는데, 이 노래가 제대로 히트하게 된 것은 2007년에 인순이가 리메이크를 하고 난 후였다. 여러 가지 시대상황과 겹쳐 아등바등 살아가고 있는 국민들에게 더없이 꿈과 힘을 주는 노래로 거듭났다.


명곡은 그 자체로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시대마다 탄생하는 새로운 느낌의 리메이크 버전들을 함께 듣다 보면, 명곡 속에 숨겨진 새로운 진가를 발견하게 될 때가 있다. 이런 것이 바로 음악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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